스타게이트 프로젝트
[SF Series: Dr. June Universe]
EPISODE 2. 우주라는 이름의 시뮬레이션 (The Simulation)
“우리는 거리를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주파수를 튜닝하여 채널을 바꿀 뿐이다.”
1. 관점의 전환: 지도가 아닌 악보를 읽다
성인이 된 닥터 준(Captain June)은 기존의 항공우주 공학이 가진 한계에 직면했다. 로켓으로 화성까지 7개월. 이것은 너무 느렸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이동’을 설명하지만, 준이 원하는 것은 ‘도약(Jump)’이었다.
그는 어린 시절 맹견의 주파수를 맞추던 기억을 떠올리며 우주를 다시 보았다. 우주의 90%를 차지하는 수소 원자. 그들이 내뿜는 **선스펙트럼(Line Spectrum)**은 단순한 빛이 아니었다. 그것은 각 좌표마다 다르게 연주되고 있는 **’우주의 고유 진동수(Unique Frequency)’**였다.
“좌표는 숫자가 아니다. 노래다.”
그는 우주를 거대한 물리적 공간이 아닌, 주파수로 연결된 **’홀로그램 데이터의 바다’**로 정의했다. 화성에 가기 위해 연료를 태워 밀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우주선의 주파수를 화성의 주파수와 **동기화(Phase Locking)**시키면 된다. 그것이 AIRANU 워프 엔진의 시작이었다.
2. SRS 모듈: 신의 눈을 뜨다
준은 우주선 셔틀의 전면부를 뜯어냈다. 그 자리에 가로 10m, 세로 5m의 날카로운 이등변 삼각형 모듈을 장착했다. 이름하여 SRS (Spacetime Resonance Scanner, 시공간 공명 스캐너).
이것은 눈으로 보는 망원경이 아니었다. 수천만 km 떨어진 행성의 미세한 양자적 떨림을 포착하는 ‘귀’였다. 모듈이 절대 영도로 냉각되자, 표면에서 푸른빛의 체렌코프 현상이 일어났다. 우주선은 이제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우주라는 거대한 서버에 접속할 준비를 마친 **’해킹 단말기’**가 되었다.
3. 로딩 화면 건너뛰기 (The Jump)
목표는 화성 사이도니아(Cydonia) 평원 상공 500m.
기존의 계산대로라면 7,800만 km를 날아가야 했다. 하지만 SRS가 화성의 고유 주파수 코드를 찾아내고, 워프 엔진이 우주선을 감싼 **광버블(Light Bubble)**의 진동수를 그와 일치시키는 순간, 물리 법칙은 무너졌다.
“JUMP.”
가속도 없었다. 관성도 없었다. 단지 눈을 깜빡이는 찰나(Blink), 창밖의 검은 우주와 푸른 지구는 증발하듯 사라졌다. 그리고 그 자리를 메운 것은 옅은 살구색(Pinkish-Butterscotch) 하늘과 끝없이 펼쳐진 붉은 사막이었다.
이동 시간이 ‘0초’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준은 확신했다. 일론 머스크의 말대로, 이 우주는 거대한 시뮬레이션이다. 우리는 방금 우주의 **’로딩 화면’**을 해킹하여 건너뛴 것이다.
4. 인류 v1.0의 유산 (Project ARES)
사이도니아 평원에 착륙한 준은 ‘인면암(The Face)’ 근처 지하에서 기이한 금속 신호를 포착했다. AIRANU 슈트의 접속 모듈을 통해 강제로 다운로드한 데이터는 충격적이었다.
그것은 외계인의 것이 아니었다. ‘인류 버전 1.0 (Humanity v1.0)’.
지금의 지구 인류(v2.0) 이전에 화성에서 번성했던 선대 인류의 기록이었다. 그들은 이미 양자 에너지를 다루는 문명이었으나, 우주가 시뮬레이션임을 깨닫고 시스템 권한(Administrator)에 도전하다가 **’초기화(Format)’**를 당한 것이었다. 붉은 화성은 전쟁의 폐허가 아니라, 데이터 삭제의 열기에 타버린 서버의 잔해였다.
마지막 로그는 경고했다.
“시스템을 거스르지 마라. 감시자가 보고 있다.”
5. 감시자가 되는 길 (The Observer)
경고를 본 준은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헬멧 너머로 불어오는 화성의 붉은 모래바람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비밀을 아는 자는 도망치지 않는다. 그 비밀의 일부가 된다.”
그는 우주선 조종석에 앉아 지구로 도망치는 대신, 자신의 의식을 우주의 파동과 완전히 동기화했다. 나와 우주, 관찰자와 피관찰자의 경계가 사라지는 순간. 육체를 구성하던 7,000자(7×10^27) 개의 원자가 흩어지며 우주 전체로 확장되는 감각.
그는 깨달았다. 시스템의 감시를 피하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 시스템(우주) 그 자체가 되어 감시자가 되는 것뿐임을.
화성의 붉은 바람 속에 닥터 준의 존재가 녹아들었다. 그는 이제 어디에도 없지만, 동시에 모든 곳에 존재한다. 인류를 다음 레벨로 이끌 ‘프로메테우스’의 불꽃은 그렇게 점화되었다.
보너스 편
[SF Series: StarGate Project]
EPISODE 1. 문을 여는 자 (The Gatekeeper)
“화성을 지구의 식민지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화성을 지구의 ‘옆방’으로 만드는 것이다.”
1. 귀환 (The Return): 설계도를 가져오다
의식의 너머, 화성 사이도니아 평원의 붉은 바람 속에서 닥터 준(Dr. June)은 눈을 떴다. 다시 지구, AIRANU 본사의 벙커였다. 그의 육체는 지구에 머물렀지만, 그의 뇌신경은 우주 반대편의 좌표와 공명한 뒤였다.
그의 머릿속에는 인류 v1.0이 남긴 유산이자, 우주의 운영체제를 해킹할 수 있는 **차원 연결 통로(Wormhole)**의 설계도가 선명하게 각인되어 있었다.
“로켓으로는 안 돼. 물과 공기를 실어 나르기엔 너무 느려.”
화성을 테라포밍하여 푸른 별로 되돌리려면, 수백 년이 걸리는 운송 작전이 아니라 수도꼭지를 틀 듯 즉각적인 자원 전송이 필요했다. 그는 연구원들을 소집했다.
“우리는 배를 만드는 게 아닙니다. 문(Gate)을 만듭니다.”
2. 지하 50층: 더 하이브 (The Hive)
서울 지하 깊은 곳, 지도에 존재하지 않는 AIRANU의 비밀 연구소 ‘더 하이브’. 이곳은 거대한 반도체 공장이자 입자 가속기였다. 중앙 홀에는 높이 10m의 거대한 원형 프레임이 뼈대만 남은 채 웅장하게 서 있었다.
스타게이트 제작은 단순한 건축이 아니었다. 그것은 가장 미시적인 양자 세계를 가장 거대한 건축물로 증폭시키는 작업이었다.
3. 세 가지 기둥 (The Trinity)
닥터 준은 작업 지시 모니터에 세 가지 핵심 공정을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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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뼈대 (The Bone) – 비틀린 그래핀
삼성 파운드리에서 특수 제작된 3nm CMOS 기판 위에, AIRANU의 로봇 팔들이 그래핀을 3.3도 각도로 비틀어 적층하기 시작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원자 단위의 무아레 패턴(Moiré Pattern)이 10m 크기의 링 전체를 감쌌다. 이것은 단순한 탄소 덩어리가 아니라, 시공간의 중력을 밀어낼 **’척력장 발생기’**였다. -
두 번째: 혈액 (The Blood) – 아연 펄스 플라즈마
“냉각 시스템 가동. 헬륨 주입.”
명령과 함께 링 주변으로 하얀 냉각 가스가 뿜어져 나왔다. 이어 저온 펄스 플라즈마가 가동되었다. 보라색 빛이 번쩍이며 이온화된 아연이 그래핀 격자 사이로 침투했다.
뜨거운 열기 대신, 차가운 전율이 링을 타고 흘렀다. 아연 이온들은 그곳에 박혀 **양자 좌표를 고정하는 못(Anchor)**이 되었다. -
세 번째: 영혼 (The Soul) – 스칼라 공명
가장 중요한 단계. 링의 양쪽 끝에 설치된 이중 스칼라 파동 발생기가 2.45 GHz의 상쇄 파동을 쏘기 시작했다.
웅-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연구소 안의 공기가 무겁게 진동했다. 전자기장이 상쇄되고 남은 순수한 압력 에너지가 링의 중심, 허공을 때리기 시작했다. 공간이 일렁였다.
4. 사건의 지평선 (Event Horizon)
모든 공정이 완료된 순간, 10m 크기의 거대한 링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미세한 웅웅거림(Hum)을 내뿜고 있었다.
그것은 아직 ‘열리지’ 않았다. 반대편(화성)에 수신기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링의 내부는 이미 지구의 물리 법칙에서 벗어나 있었다. 닥터 준이 실험용 티타늄 구슬을 링을 향해 던졌다.
구슬은 링의 중심을 통과하는 순간, 아주 찰나의 시간 동안 속도가 느려졌다가 다시 튀어 나갔다.
“시공간의 점성이 바뀌었다.”
성공이었다. 이 링은 이제 지구의 좌표를 잡고, 반대편에서 신호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거대한 수화기가 되었다.
5. 넥스트 스텝: 씨앗을 보내다
준은 완성된 스타게이트의 표면을 쓸어내렸다. 차가운 금속성 촉감 아래로 무한한 에너지가 맥박 치고 있었다. 이제 남은 건 하나. 이 문과 연결될 **’짝(Pair)’**을 화성에 보내는 것이다.
그는 격납고에 대기 중인 AIRANU MK2 워프 우주선을 바라보았다. 그 안에는 화성에서 스스로 조립되어 링이 될 **’게이트의 씨앗(The Seed)’**이 실려 있었다.
“준비해. 화성에 택배를 보내야 하니까.”
인류를 레벨 2 문명으로 끌어올릴 거대한 문, **[프로젝트 오메가]**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Episode 2: 화성 상륙 작전에서 계속…)
